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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운수좋은 날 (일출보고 한우먹고)

김 치킨 2023. 5. 26.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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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산 천제단에서 일출을 계속 기다렸습니다. 구름이 많이 껴서 나도 못 보는 게 아닌가 생각도 했죠. 구름이 썩 많이 낀 게 분위기는 좋았지만, 진짜 볼거리를 못 보는 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습니다.

 

일단은 정상에서 사진 찍고 시간 보내면서 해가 나타나길 기다렸어요. 태백산은 정상부에 나무도 없어서 정말 탁 트여 있습니다. 해 보기엔 최고의 장소임다.

태백산 천제단은 여기에 있습니다. 유일사에서 올라가면 양갈래 길이 나오는데 어느길로 가도 상관은 없어요 나중에 유일사에서 만납니다. 다만, 올라가는 방향 기준으로 우측길로 가면 갈림길이 한번 더 나오기 때문에 유의하셔야함. 안그러면 다시 하산하게 되는 불상사가 일어날 수 있습니다~!

 

유일사 로타리에서 쭉 외길따라 올라가다보면 장군봉 나오고 이어 천제단 나옵니다. 경로도 쉬워요. 길 잃을 염려 전혀 없음.

국립공원이 좋은게 산 깊은데서도 엥간하면 5G LTE 다 터집니다. 태백산 그 높은 정상에서도 통신 잘 터짐. 지도 찾아가면 훨씬 수월할거예요.

 

 

구름은 많이 꼈는데.. 분위기는 진짜 좋았어요. 구름 너머로 태양빛이 퍼지면서 붉기도 하고.. 핑크빛이기도 하고.. 구름이 역광지면서 어둡기도 하고.. 그랬습니다.

 

그렇게 천제단 들판에 앉아서 해를 보고 있는데 구름 사이로 해가 모습을 비췄습니다. 쌩 하늘에 해가 쨍 뜨는 것이 정석이다만, 이렇게 구름이 적당히 낀 상태에서 보는 일출도 독특한 멋이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찬란합니다 아주..

 

해가 구름 사이로 모습을 보이면서 운해도 더 짙어집니다. 태백산은 한국에서 7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하늘 아래 이보다 높은 자가 별로 없다 보니 세상 지천의 구름도 발아래 바다로 삼아버립니다. 운해가 장관을 이루고 있어요

 

 

해가 또 구름에 가려버립니다. 아 좀 더 기다려야겠네 했어요. 두꺼운 구름 뚫고 나오면 이미 해 중천에 뜨겠다...

 

구름을 뚫고 해가 완전히 떴습니다. 아름다운 일출 풍경입니다. 온 산이 아침 태양빛을 맞는 장면을 한참 감상했습니다. 어두운 산길을 올라가는 이유가 이거 보려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내려가기 전 천제단을 찍어봤습니다. 천제단 안에서는 해뜨기 전 무속인들이 올라와서 물 떠다 놓고 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유적지 느낌이 나는데 아직도 현역으로서 의미가 있습니다.

 

하산합니다. 유일사로 올라와서 장군봉, 천제단을 찍고 당골로 내려가는 코스입니다. 태백산 정상 바로 아래에는 망경사라는 작은 절이 있습니다. 듣자 하니 한국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절이라 합니다. 최소 1,500미터 부근에 위치하고 있는 절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하산하는 바람에 절에 별다른 인기척이 없어 법당 안까지는 안 들어가고 밖에 모셔진 불상에 기도를 올리고 불전을 두고 왔습니다.

 

망경사 불상.

 

태백산 정상에서 망경사를 지나 내려가는 하산길입니다. 아침 햇살을 받으며 오솔길이 더 아름답게 보입니다. 

 

오솔길이 계속 이어집니다. 하산길도 아름다웠어요. 야간 등산은 하산길도 재미입니다. 한밤중에 보이지 않았던 풍경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죠. 더 내려가니 잣나무 숲이 있었습니다. 잣나무 맞을 거예요 아마도.. 저 숲에서 잠깐 앉아 쉬었습니다. 간식도 좀 먹고.

 

어느 정도 내려가니 바위 절벽도 보이고 계곡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태백산은 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입니다. 대한민국 젖줄이 모두 여기서 발합니다. 저 계곡도 흘러 흘러 큰 강으로 나아가겠죠?

 

태백산은 아시다시피 등산하기에 어려운 산이 아닙니다. 이미 높은 곳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올라가는 높이도 크게 높지 않습니다. 그래서 하산길도 쉬웠어요. 클라이밍보다는 하이킹하는 기분으로 가면 되는 산입니다. 조금은 서늘한 가을 바람맞으며 쾌속으로 내려갑니다.

 

구름다리를 건너 당골 탐방지원센터로 내려갑니다. 당골 탐방센터에는 큰 광장 공원과 함께 편의점, 석탄 박물관 숙박업소들이 위치해 있습니다. 편의시설이 위치해 있어 만일 야간 산행을 하신다면 여기에 베이스를 잡고 올라가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당골 광장 옆에 단군성전이 있습니다. 과거 역사서에서는 단군 할아버지가 태백산에서 하늘에 제를 지냈다고 하는데.. 역사학자들은 여기 태백산이 아니라 북한의 백두산 혹은 묘향산이라 추정하고 있답니다. 하지만, 우리도 단군의 후예로써 제사는 지내야 하니.. 동명이산인 태백산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어요. 

 

편의점에서 물을 사서 마시며 좀 쉬었습니다. 다리도 아프고.. 발도 아프고 그랬지만 등산 후 통증은 운동하고 나서 기분 좋은 그런 통증입니다. 중독적이에요.

 

당골에서 도로 쪽으로 걸어 내려가다 택시를 발견하고 냉큼 탑승했습니다. 태백역 근처의 사우나로 가자고 했어요. 몸을 씻기 위해서 목욕탕에 가서 씻었습니다. 산 갔다 와서 탕에서 몸 지지니깐 넘 시원하고 좋았어요.

원래 저 열이 많아서 목욕탕에 오래 안 있는데 이날은 넘 좋아서 온탕 갔다 냉탕 갔다가 사우나 들어가서 지지고 한 두시간있었어요ㅋㅋ 목욕탕 개 좋았음.

 

목욕탕에서 신나게 지지고 놀다가 나와서 밥을 먹고 서울로 돌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태백에 왔으면 한우를 먹어라 하네요. 태백도 한우가 유명한가 봅니다. 그래서 한우 실비집 거리를 쏘다니다가 황지 식육점에 갔어요. 보아하니 태백의 센터는 황지연못 근처 같은데. 황지연못 근처에 있습니다.

 

한우 모둠 200그람에 3만 3천 원인가 3만 4천 원 했습니다. 대박 쌈.. 서울에서 저 가격에 한우 먹기 빡센데 태백 만세임. 거기에 1인분에 130그람 140그람 그렇게도 아니고 200그람 꽉 채워줌..

 

일단 부위별로 먹어보자 해서 모둠을 시켰습니다. 먹다가 꽂히는 거 있으면 그거만 조질라구요.

 

 

식당 위치는 여기입니다. 티스토리 지도에서는 식당이 표시가 안되서 주소로 표시해놨습니다~!

 

 

어차피 고속버스 타고 서울 돌아갈 거라 운전도 안 하겠다 낮술 함 조졌습니다. 등산 갔다가 내려와서 사우나 함 때리고 소맥 말아서 한우랑 구워 먹고 된장찌개까지 삼삼하게 먹으니 아 천국이 따로 없네요. 또 가고 싶음.... 이번 여름에 운탄고도 갔다가 또 갈까??

 

모둠을 먹어본 결과, 우린 살치살만 조지기로 결정했어요. 살치살만 한 근 시켰음.. 먹고 취해서 버스에서 자면 되니깐.. 흐흐흐

 

진짜 산지에서 먹으니깐 넘 좋음.. 살살 녹아요 살치살.. 먹는 거에 행복을 그렇게 느끼는 타입의 사람은 아니지만.. 이건 진짜 행복입니다. 저 날 이후로 한동안 서울에서 한우 먹지 말고 태백 가서 먹고 오라 함. 한 근만 먹어도 차비는 뽑는다고 홍보함ㅋㅋ

 

시래기 넣은 된장찌개에 살치살 밥 위에 올려서 신나게 먹고 1인분 더 주문함. 딱 깔끔하게 둘이서 800그람 먹고 딱 끝냄.

 

먹고 나니 할 게 없어서 근처에서 술 좀 깬 다음에 버스 타고 서울로 왔어요. 시골 버스 특성상 여기저기 경유하고 기름도 넣고 갑니다. 그래서 아 시간 많이 걸리겠구나 하면서 신나게 잤습니다. 버스 승객도 별로 없어서 정말 편하게 왔어요. 숙면하다 깨니깐 올림픽 대로더라고요. 정말 퍼펙트했음. 태백산 일출 산행 여행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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