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킨먹고시퍼

[계룡산] 삼불봉을 찢고 솟는 태양. 일출맛집 계룡산. 본문

집을 떠나면/국립공원 투어

[계룡산] 삼불봉을 찢고 솟는 태양. 일출맛집 계룡산.

김 치킨 2023. 6. 2. 00:56
728x90

남매탑에서 서둘러 삼불봉으로 올라왔습니다. 하늘이 예술입니다. 날을 정말 잘 잡았어요. 해를 가릴만한 게 없었어요.

정말 조용한 산 봉우리에서 카메라로 완전히 표현할 수 없는 하늘을 보고 있자니 벅차오릅니다. 신새벽에만 볼 수 있는 계룡산에서의 일출은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삼불봉에서 밝아오는 아침 하늘만 보고 능선을 따라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삼불봉에서 일출을 보기에는 좀 제한되는 구석이 있습니다. 삼불봉이 정상부가 협소해서 올라오는 계단 쪽 공간에서 일출을 봐야 하는데, 하필 거기 나무가 있어서 완전한 일출을 보는 데는 제한이 있습니다.

 

나무로 안 가리려면 카메라 줌을 땡기거나, 안전 펜스를 넘어가야 하는데 그건 위험합니다. 계룡산 봉우리는 험해요. 

 

아무튼.. 삼불봉에서 밝아오는 아침 하늘을 본 것은 정말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계룡산 특유의 신령한 분위기와 정말 잘 어우러져서 경외감을 갖게끔 합니다.

 

자 다음 봉우리로 이동해볼게요. 관음봉을 목표로 이동합니다. 삼불봉에서 2~3개 능선을 더 타야지 관음봉이 나옵니다. 시작부터 아주 살벌하네요. 경사가 급합니다. 

 

능선을 타던 중 공주 방향으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운이 좋게 운해도 깔려 있어서 분위기가 너무 좋습니다. 자연이 만들어낸 한 폭의 산수화를 감상했습니다.

 

계룡산 일출의 백미는 이 사진이라 생각합니다. 삼불봉 옆 다음 능선 꼭대기에서 찍었습니다.

태양이 삼불봉 뒤에서 떠오릅니다. 같은 시간 산을 오르던 선생님께서.. 6월 말 하지쯤 오면 해가 삼불봉 가운데에서 솟는다고 귀띔해주셨습니다. 그때 오면 대칭적인 삼불봉 일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삼불봉 너머로 해가 떠오릅니다. 좀 더 보고싶었지만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관음봉으로 다시 향합니다. 떠오르는 해는 뒤돌아서며 보기로 했어요.

 

아침 햇살 세례를 받는 계룡산입니다. 아마 저 뒤에 봉우리가 천황봉이랑 등등으로 추정됩니다. 잘은 몰라요. 협곡을 이룬 계룡산의 모습이 아주 멋있습니다.

 

신라시대부터 명산으로 인정받아온 이유가 이런 모습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일전에 갔던 소백산이 편안한 산이라면, 계룡산은 신선이 살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답니다.

 

날은 점점 밝아오고 구름바다가 대해를 이루는 풍경은 빛을 받아 더 장관이 됩니다. 여명은 가시고 생명이 맥동하는 아침이 옵니다. 새소리가 들려옵니다.

 

능선을 오르내리면서 가끔 뒤도 돌아봅니다. 삼불봉을 뚫고 솟던 해는 하늘로 고도를 높여갑니다.

 

가는 중에 다리가 쓰려서 살펴보니 올라오면서 나도 모르게 다리가 긁혔나 봅니다. 레깅스 챙겨 오려 했는데.. 낮에 서울 더운 거만 생각하고 홀라당 두고 와서 맨다리로 올라왔습니다. 다행히 긁히기만 했습니다.

 

계룡산 능선이 가파릅니다. 게다가 능선 특성상 오르내리는 탐방로가 좁습니다. 저는 아침이라 사람이 없어 여유롭게 탐방로를 걸었지만 사람이 많으면 좀 공간이 좁아 위험을 느낄 수 있을 거 같았어요. 여러분 자나 깨나 추락조심하세요.

 

산골짜기를 찍어봤습니다. 산골에 동학사가 보이네요. 계룡산이 커다란 품으로 동학사를 품고 있습니다.

 

관음봉으로 올라가는 계단입니다. 계룡산이 봉우리가 많고 겉보기에는 험해 보이지만 능선 탐방로가 잘 정비돼 있어서 산을 오르내리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오르내리면서 경치 구경하고 좋았어요.

 

관음봉으로 올라가며 찍은 계룡산 전경입니다. 저 멀리 삼불봉부터 여러 봉우리가 있어요. 이 봉우리를 본 옛날 사람들이 왜 계룡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알 것 같습니다. 봉우리가 가파르게 들쑥날쑥해요.

 

관음봉 바로 앞에서 찍은 계룡산 전경입니다. 계룡산은 1,000미터가 넘는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세가 매우 장엄합니다. 경외감이 드는 산이었습니다. 기운이 쎄다는 이유가 뭔지 느껴집니다. 감탄이 나올만한 경치입니다.

 

관음봉에 도착했습니다. 참고로 관음봉은 계룡산 최고봉은 아닙니다. 계룡산 최고봉은 천황봉으로 알고 있어요. 850미터 정도 한다고 얼핏 봤음.. 정상석이 좀 작았구요. 관음봉에는 정자가 있어서 등산객들이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습니다. 여기까지 어떻게 자재를 들고 와서 정자를 만들었는지 궁금하네요.

 

관음봉에서 본 계룡산 전경 파노라마 사진입니다. 이때가 아마 7시 반쯤 됐을 건데.. 해가 이미 높게 뜨기 시작했습니다.

 

관음봉에서 동학사 탐방로로 내려갑니다. 계룡산이 높진 않지만 봉우리 구간의 경사가 급합니다. 그래서 내려갈 때 주의해야 합니다. 관음봉에서 내려가는데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내려가는 길에 사실상 절벽 같은 곳이 있었습니다. 돌이 깔려 있는데 이게 자연적으로 발생한 지형지물인지.. 인공적으로 설치한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 근데 여기로 내려가다간 뼈도 못 추리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람들이 소원을 빌며 돌을 쌓아 놨습니다. 아기자기하게 돌을 쌓아놨네요.

 

동학사로 내려가는 도중에 멋진 절벽이 있어서 사진을 찍어봤습니다. 사진으로는 안 담겨요.. 실제 절벽은 훨씬 더 웅장합니다. 계룡산이 왜 신선들의 산이라고 하는지 알겠네요. 이 절벽은 은선폭포 근처입니다.

저는 5월 갈수기에 가서.. 은천 폭포에 물이 쏟아지는 건 보지 못했어요. 은선폭포는 계룡산 정상 근처에 있어서 물이 쏟아질 만큼 유량이 풍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장마철이 지나야 폭포에서 물이 콸콸 쏟아진다고 합니다.

 

은선폭포라는 이름은 신선들이 숨어 놀았을 만큼 아름다운 폭포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이 쏟아질 때 생기는 운무가 장관이라 하여 계룡 8경 중 하나입니다.

 

내려가는 길에 뒤를 돌아봤습니다. 삼불봉이 보이네요. 3명의 불상이 앉아있는 것 같다고 삼불봉입니다. 진짜 그런 거 같네요~~

 

목표지점까지 앞으로 나아가는 게 등산이라지만, 뒤돌아보면 오르면서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풍경을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등산은 인생입니다. 가끔은 뒤도 돌아보고 살아요^^

 

동학사로 내려가는 길에도 계룡산 봉우리는 이어집니다. 계룡산의 백미는 연속된 봉우리들의 향연이 아닐까 싶습니다.

 

한 시간가량 내려가니 동학사가 나옵니다. 동학사 옆에 있는 마당입니다. 오래된 나무가 버티고 있고, 사람들이 그 아래에 돌무더기를 쌓아 소원을 빌어놨어요.

 

아침 8시 좀 넘어서 동학사에 들어갔습니다. 동학사는 승가대학이 있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스님들의 공부터라 정숙함이 요구되고, 코로나 방역 지침도 아직 엄격하게 실시하고 있었어요. 법당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야외에 있는 불전함에 불전을 드리고 소원 종이를 두 장 썼습니다. 저희 엄마아빠 각각 하나씩 썼어요.

 

동학사 구경을 잠깐 했습니다. 조용한 분위기라.. 잠깐 둘러보고 다시 출발점인 동학사 주차장으로 이동합니다.

 

동학사에서 올려다본 삼불봉입니다.

 

동학사 근처에 부도탑을 모셔놓은 곳도 있었습니다. 부도란 스님들이 입적하시면 스님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墓塔)입니다. 가까이 가지 않고 멀리서 스님들께 인사를 드렸답니다.

 

동학사에서 계룡산 관리사무소와 동학사 주차장으로 가는 길입니다. 아주 피톤치드향이 물씬 나는 진입로입니다. 해가 뜨기도 했고, 동학사도 유명한 사찰이다 보니 사람들이 아침 일찍부터 동학사를 방문하러 왔어요.

 

계룡산에서 흘러온 계곡물이 동학사를 거쳐갑니다. 물이 진짜 맑았어요. 그리고 엄청 시원해서.. 물 근처에 갔는데도 온도가 확 서늘해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일전에 소개한 국립공원 스탬프 여권입니다. 수도권 지역은 수요가 많아 상대적으로 지방 국립공원에서 수령하는 게 획득 가능성을 높일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저는 추가 배포 첫날과 등산일자가 운 좋게 맞아떨어져 별 어려움 없이 수령할 수 있었습니다.

 

동학사 주차장에서 다시 차를 가지고 유성온천 숙소로 갑니다. 반가웠습니다 계룡산님~~

 

숙소에서 정비하고 짐을 싸서 나왔습니다. 한두 시간 시간이 남아 대전의 명물인 엑스포 꿈돌이 탑을 보러 갔습니다. 한 시간 무료 주차라서 공원 가서 꿈돌이 타워 구경하고 바로 나와서 대전역으로 갔어요. 타워 앞에 꿈돌이 꿈순이가 있네여.. 추억의 대전엑스포입니다. 저 어릴 때 얼핏 기억이 나네요.

 

대전사람들 부럽네요. 한 달 가까이 꿈돌이 타워 앞에서 술을 마실 수 있다니. 그것도 매일마다. 이미 점심부터 맥주 안주를 파는 푸드트럭 사장님들이 나와서 장사 준비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조금은 더운 늦봄날 밤에 여기서 맥주 먹으면 좋겠네요. 거기에 흥을 돋우기 위해 무대까지 마련돼 있습니다. 술 먹었으면 저는 저기 나가서 노래 불렀을 듯ㅋㅋㅋ

 

서울로 올라가기 전에 성심당 들려서 왕창 사갔습니다. 성심당은 맛도 있고 가격도 저렴해서 안 들릴 수 없었어요. 저는 튀소세트랑.. 명란바게트랑 맛있어 보이는 빵들을 사갔습니다. 빵값만 7만 원 나옴...

 

성심당 좋았던 점 하나 더. 전 고로케 좋아하는데 고로케 구색이 많았어요. 낙지 고로케, 잡채, 카레, 우유 등 고로케 종류가 많아서 종류별로 사 와서 먹었어요. 역시나 맛있었음.. 가격도 서울에 비해 훨씬 싸구요. 역시 대전의 명물 성심당.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서울에 기차 타고 오면 늘 반겨주는 남산타워입니다. 제가 저 동네도 자주 있지만.. 오늘은 여행자로서 남산타워를 바라봅니다. 계룡산 1박 2일 등산기 끝~!

728x9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