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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인 타이베이. 짐 풀고 서문으로 출격

김 치킨 2023. 5. 14.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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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목적은 분명했습니다. 먹고 돌아오기. 예스진지라고 불리는 타이베이 인근 투어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오직 타이베이 시내에서 현지 음식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는 여행을 하겠노라 마음을 먹었습니다. 숙소에서 얼추 짐을 풀고.. 밥을 먹으러 나갔습니다. 사실 비행기 타고 오면서 기내식을 먹어 크게 배가 고프지 않았지만 먹기 일정을 맞추려면 맛을 보러 갔어야 했어요. 짐 풀고 시먼(서문)으로 우버를 타고 갔습니다. 루로우판 등을 먹기로 했어요. 간 김에 야시장 구경하고 용산사도 다녀왔습니다.

 

 

여전히 첫날 (4월 27일)

타이베이 중앙역 앞 대로를 타고 서문역으로 가고 있습니다. 해질녘 하늘이 아름답습니다. 4월 말인데도 저는 좀 더웠습니다. 열이 많아서 온도가 조금만 올라도 대번에 알아차립니다.

 

시장에 왔어요. 사실 퇴사 다음 날 바로 타이베이로 온 거라 계획을 못 세웠어요. 전 그냥 영문도 모르고 따라간 수준. 일단 친구가 가자 해서 시장으로 갔어요. 저 시장 이름을 아직도 모르겠어요. 야시장인데. 시먼 끝 단수이강 바로 옆에 있는 시장입니다.

 

식사를 즐길 갈 곳은 왕스 브로스(Wang's Broth)입니다. 왕씨 형제들 그런 상호명 같아요. 

가게에 들어가니 입구에서 오향장육향이 진하게 풍깁니다. 내 스타일이예요. 입구에는 무엇인지 모르는데 푹 고아서 흐물흐물 해 보이는 탕이 있습니다. 아마 육류와 스지 등을 푹 고으고 있는 것 같아요. 점원이 저 국을 퍼서 내어 줍니다.

 

음식이 나왔어요. 우리는 루로우판, 동파육 덮밥, 두부 튀김, 공심채 볶음을 주문했습니다. 전 루로판을 무지 좋아해요. 대만의 국민 음식인 루로판은 밥 위에 오향 소스로 간이 된 돼지고기를 얹은 덮밥으로 간단히 먹기에도 좋고, 맛도 매우 좋아요. 한국에서도 회사 근처에 대만 음식을 파는 식당이 있어서 종종 먹었답니다. 그치만 역시 음식은 그 나라 현지에서 먹어야 더 맛있죠. 저기에 고수도 올려 먹으면 아주 일품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대만 가기전에 회사 짝지한테 '고수 좀 더 주세요'라는 말을 중국어로 배워갔습니다. 샹차이 뚸디얄. 이러는데 막상 저 말하려고 하니 말이 제대로 안 나왔습니다. 역시 전 한국식 공교육을 철저히 받았나 봐요.

 

두부 튀김은 음.. 취두부를 튀긴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진천미 갔을 때 먹은 두부 튀김은 순두부 튀김이었는데 이 집 두부 튀김은 모두부를 튀긴 것 같았습니다. 취두부가 모두부기도 하고, 향이 낯설어서 취두부 튀김이지 않을까. 의심을 했습니다. 그러나 확인할 수 있는 길이 없어 그냥 먹었습니다. 그래도 두부는 몸에 좋으니까 먹었죠. 

 

동파육 덮밥과 공심채 볶음입니다. 일단 고기 덮밥류는 다 맛있어요. 제가 중화권 음식과 잘 맞기도 하고.. 고기와 쌀밥이라는 가장 좋아하는 두 조합이 섞였으니 맛이 없으래야 없을 수 없죠. 대만가시면 고기류 많이 드세요.. 오향장육 맛 짱..

 

 

 

식사를 마치고 나와서 바로 옆에 있는 오향장육 버거집에 갔습니다. 흐름 끊기면 안 되니까. 먹었죠. 배불렀지만. 친구가 이 집을 알아왔던데 미슐랭 빕구르망에 선정된 집이라고 합니다. 물론 이 집도 이름 모름. 그냥 따라가서 먹으라길래 먹었을 뿐입니다.

 

달달한 흰 빵 사이에 동파육과 고수를 넣어 먹는 샌드위치류의 음식입니다. 빵이 달아서 간식처럼 요기하기에 딱 좋았습니다. 식사류로 하기엔 한국인 입장에서는 너무 달지 않았나 생각이 듭니다.

 

어둠이 찾아오기 시작하는 타이베이의 밤하늘. 하늘이 어두워지면 타이베이의 밤이 시작됩니다. 야시장들이 불을 하나 둘 켜고 하루를 시작하죠. 사람들도 하나 둘 모이기 시작합니다. 시장의 매력은 바글바글한 것 아니겠습니까. 목적 없이 시장을 돌면서 가득 찬 배를 꺼트리고, 즐길 거리가 있는지 두리번거렸습니다.

대만 왔는데 버블티를 안 먹을 수 없죠. 입가심으로 버블티 한 잔 먹었습니다. 구룡성탄이라고 써져 있는 버블티집. 중국식으로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몰라서 한자 독음으로 읽습니다 전. 전 용량이 큰 남자 그런지 저 큰 버블티도 몇 번 쭉쭉 빨아들이고 다 마셨습니다. 밀크티는 쭉 마시고 남은 타피오카를 오래 씹는 것이 저의 버블티 마시는 스타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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